지금은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더 이상 아무데도 기록하지 않으면 잊어버릴 것 같아서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남겨 본다.
때는 2009년 겨울, 대학교 기말고사가 끝나고 방학 때 유럽 여행을 갈 계획이었다 혼자 간 건 아니고 고등학교 친구 한 명과 같이 가게 되었다 그때 이용했던 항공사는 케세이퍼시픽이었다.
인천공항에서 탑승 후 기체에 이상이 있다는 안내 방송과 함께 승객이 전원이 탑승한 상태에서 한 3시간 정도 대기를 했었던 거 같다. 근데 문제는 나의 다음 티켓이 홍콩에서 3시간 정도 스테이 하다 로마로 가는 일정이었던 것이다. 어찌저찌 인천공항에서 take off를 하고 홍콩에 도착했을 때 케세이퍼시픽 직원이 나와 내 친구 이름의 적힌 피켓을 들고서 있었다. 그때는 지금보다 영어를 훨씬 못했던 시기라 컴플레인을 한다든지 어떠한 보상 조치를 요구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. 첫 여행이기도 하고 그런 거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냥 재수가 없다는 생각을 했을뿐 어떻게 어떻게 대화를 하다가 가장 빨리 로마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해서 캐세이퍼시픽에서 제안한 내용은 런던으로 가서 히드로 공항에서 좀 기다리다가 로마로 가라는 내용이었다.
대화 자체가 서로 잘 되지 않으니 히드로 공항에서 얼마나 기다리는지에 대해서는 내가 잘 못 들었던 거 같다. 결국 나와 내 친구는 히드로 공항에 도착해서 무려 12시간을 공항에서 개기다가 로마로 갔다. 정말 로마로 들어가기까지 힘든 시간이었는데,,
문제는 여기서부터, 로마에 도착했는데 나랑 내 친구 수화물이 도착하지 않았던거다. 컨베이어 벨트 근처에서 우리 둘만 남게 되었었다. 결국 수화물 관련 안내 데스크로 향해서 우리의 짐 행방을 물어봤었다 그 당시 나를 응대했던 사람은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약간은 검은 피부에다가 인도 분위기가 낫다. 그 이유는 반지를 여러 가지 하고 있었고 아마 뱅글도 했었던 걸로 기억을 한다.
여하튼 그 친절한 직원은 우리가 수하물을 언제 마지막으로 봤는지 어디 어디를 경유해서 로마로 오게 됐는지를 물어봐서 하나하나 티켓이나 내용들을 최대한 할 수 있는 대로 설명을 해 줬고 결국 그 직원은 우리 짐이 아직 런던에 있다는 거까지는 확인을 해 줬었다. 더불어 런던에서 로마로 오는 비행기가 그날 오후에 또 있으니 그 편에 짐이 올 수 있도록 전달을 하겠다라는 내용까지는 들었었다.
그래서 그 친절한 직원은 런던에서 로마로 오는 비행기가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으니 컨베이어 벨트 근처에서 기다릴 건지 물어봐서 당연히 짐이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었다. 1시간 정도 지났을까 그 직원이 나와서 나한테 무슨 쪽지를 주더니 아예 입국장 밖으로 나갔다가 지금 내가 주는 쪽지를 군인한테 보여 주면 다시 수화물 찾는 곳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해 줄 테니 나가서 밥도 먹고 담배도 피고 시간 맞춰서 들어오라고 했었다. 이게 한국도 아니고 외국에서 이러한 편의를 봐줬다는 거 자체가 나는 재수가 더럽게 나쁜 여행만은 아니구나라고 생각을 했었다. 한국만 보더라도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한 사람이 다시 그 미닫이식 전동 게이트를 들어가는 것은 쉽게 허용되지 않는다.
그래서 그 직원 덕분에 나랑 내 친구는 나가서 밥도 먹고 커비도 마시고 나름 행복 회로를 돌리고 있었다. 예약해 둔 한국 민박집이 있었는데 거기에도 연락을 해서 좀 늦을 것 같다 짐이 늦게 오니 짐을 찾고 나서 숙소로 가겠다라고 얘기까지 전달해 줬었다.
그리고 대충 런던에서 로마로 들어오는 비행기가 들어올 때 쯤 아까 그 직원이 얘기해 준 대로 입국장에 들어가려고 하니 예상대로 군인이 잡았다. 근데 문제는 그 군인이 영어를 잘 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. 잘 되지도 않는 영어로 이 쪽지를 그 안쪽에서 받았다는 식으로 설명을 하니 본인이 안에 들어가서 확인을 해 보겠다라고 입국장 안으로 들어간 후 한 5분 정도 있으니 그 나에게 쪽지를 준 직원하고 같이 와서 우리는 무사히 입국장 안으로 다시 들어갈 수 있었다.
그 직원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스케줄 전광판을 보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런던에서 출발한다는 비행기 편이 보이지가 않았다. 그래서 전광판이 업데이트가 아직 안 된 줄 알고 좀 더 기다리고 있었다. 그런데 비행기가 도착해야 하는 시간에도 아무런 전광판의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. 그래서 결국 기다리다가 아까 그 안내 데스크로 가서 어떻게 된 것인지 물어보기로 했다. 안내 데스크로 가니 처음 나를 응대해 준 그 인도계 직원이 아니라 백인 여직원이 앉아 있었는데 내가 물어보는 것에 대해서 되게 쌀쌀맞게 자기도 모르겠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. 앞서 인수인계가 안 됐을 수도 있어서 이런 이런 이유로 런던에서 로마로 오는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전광판에 그 비행기 도착 현황이 보이지 않는다는 등 설명을 해 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I don't know 뿐이었다.
그렇게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전광판에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 인도계 직원이 퇴근하는 길에 우리들도 우연히 마주치게 된 것이다. 그래서 그 직원은 그 런던에서 오는 비행기 상황을 아직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지, 내가 이런 이런 이유 때문에 다시 안내 데스크로 갔는데 그 여자 직원은 그냥 모른다는 대답 뿐이다. 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라고 했더니 그 직원은 자기가 다시 확인을 해 준다고 하면서 입고 있던 코트를 벗어서 그 데스크로 다시 들어갔다 정말 살면서 만난 제일 좋은 직원이라고 생각을 했다. 그래서 그 직원이 확인을 해 보니 런던에서 비가 많이 와서 비행기가 애초에 뜨지를 못 했다는 것이다. 그래서 그 비행기는 다음 날 아침에 로마로 들어올 예정이니 그 비행기 편에 우리 짐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얘기를 해 줬다.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하면서 그럼 우리는 내일 컨베이어 벨트가 있는 장소로 들어올 수 있는지에 대해서 문의를 해 보니 다시 들어올 순 없고 입국장에 있는 안내 데스크에 말을 하면 그 직원이 짐을 확인해 줄 것이라고 했다.
그렇게 우리는 아무것도 없는 채로 예약해 둔 떼르미니 스테이션 근처 한인 숙소에 가서 하루를 자고 아침 일찍 다시 다빈치 공항으로 가서 재수 좋게 짐을 찾을 수 있었다. 짐을 얼마나 집어 던졌는지 위쪽에 손잡이가 부서져 있었다.
위쪽에 손잡이중요성을 여실히 느낀 여행이었다 그 이유는 유럽에서 지하철을 탈 때 우리나라처럼 에스컬레이터가 잘 되어 있지 않아서 항상 캐리어를 손에 들고 계단을 오르내려야 되는데 위쪽 손잡이가 부서져 버려서 항상 캐리어를 옆으로 누워서 들고 다녔다. 아주 피곤했다. 그렇게 시작한 유럽 여행은 절대 좋았다고 볼 수 없다. 왜냐면 우리가 돌아다니는 나라는 두 개 국이지만 도시는 여러 군데였는데 날짜로 봤을 때 3주가 조금 넘는 기간이었지만 거의 21일 정도 비를 맞았던 거 같다. 첫 유럽 여행 정말 재수 없었다. 이때 이후로 나는 이탈리아 프랑스를 두 번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. 지금도 가고 보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. 프랑스 파리가 우리의 일정의 마지막이자 출국하는 나라였는데 그때까지도 빨리 그냥 한국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뿐이었다. 파리에서 무려 일주일이나 있었는데 내가 뭘 했었는지 기억이 나는게 단 한 개도 없다. 그저 그 순간이 너무 괴로웠었나 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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